[팩트UP=권소희 기자] 식품업계에서 샘표식품이 계열사와 함께 동시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오너 2세가 대표로 있는 계열사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얘기가 회자되면서 단순 세무점검을 넘어선 구조적 거래 검증 가능성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 세무조사를 넘어 ‘오너 리스크’, ‘승계 리스크’, ‘가격 정책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례로 확대될지 주목하는 분위기가 읽히고 있다. <팩트UP>에서는 해당 사안의 실체를 추적했다.
◆ “행사비·포장비 거래”…이익 이전 의혹 부상
업계와 <팩트UP> 취재를 종합하면 샘표식품이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맞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2월 초부터 샘표식품과 그 계열사인 샘표아이에스피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국세청은 대한제분, 삼양사 등과 함께 ‘먹거리·생필품 가격 상승을 유발한 탈세 의심 기업’ 14곳을 선정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샘표식품 역시 주요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샘표식품 측은 현재까지 조사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눈에 띄는 대목은 오프라인 판촉을 전담하는 자회사 샘표아이에스피가 같은 시점에 동시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세정가에서는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계열사까지 포함된 동시 조사는 내부 거래 구조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국세청은 샘표식품이 최근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약 10% 이상 인상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조사 당국은 ▲계열사에 대한 행사비 과다 지급 ▲다른 계열사로부터의 고가 매입 등을 통해 이익을 분산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정가 한 관계자는 “판촉 대행사 역할을 하는 샘표아이에스피에 수십억 원대 행사비를 지급하고 포장 관련 계열사로부터 고가로 물품을 매입하는 방식이 동원됐을 수 있다”며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 자체가 단순 세원 점검이 아니라 탈세 혐의 검증 성격이 강하고 계열사 간 자금 흐름까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구조가 ‘일감 몰아주기’ 및 ‘이익 이전’ 의혹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으로 확보한 이익을 계열사 비용으로 이전하는 구조일 경우 과세당국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유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 “가격 인상 정당성도 검증”…파장 어디까지
현재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논란의 중심에 박용학 대표가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샘표아이에스피를 이끄는 동시에 샘표식품 전무를 겸직하며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부친인 박진선 대표 체제에서 향후 승계 핵심 인물로 꼽힌다. 때문에 이번 세무조사가 단순 탈세 여부를 넘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계열사 활용 여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사가 최근 식품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국세청이 ‘물가 불안 유발 탈세’라는 프레임을 내세운 만큼 단순 회계 처리 문제가 아니라 가격 인상의 정당성과 이익 귀속 구조까지 함께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 자녀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비용이 집중되는 구조는 세무당국이 예의주시하는 전형적인 케이스”라며 “거래의 적정성뿐 아니라 지배구조 이슈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세정가 한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익 증가→계열사 비용 이전’이라는 구조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기업 이미지 훼손은 물론 추가 세금 추징과 형사 리스크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번 사안이 단순 세무조사를 넘어 오너 리스크와 승계 리스크, 가격 정책 리스크’ 복합적으로 얽힌 사례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