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M&A 실무 인력 대거 보강한 ′호반건설′…대형 인수전 속도낼까

전략기획본부와 신사업전략팀 중심으로 M&A 실무 인력 공격적으로 보강 중

[팩트UP=이세라 기자] 호반그룹이 최근 전략기획본부와 신사업전략팀을 중심으로 M&A 실무 인력을 공격적으로 보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략기획본부와 신사업전략팀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계열사 경영을 관리하는 사실상의 지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자 실질적으로는 김대헌 사장의 직속으로 오너 일가를 수행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의 이 같은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최근 국내 주요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 얼굴을 내비치며 건설업 영역을 넘어 신사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시험대에 오른 오너 2세 김대헌 사장의 성과 공백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 포인트 하나…외연 확장 본격화할까

 

현재 호반그룹의 외연 확장은 실질적으로 김대헌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탐색적 시도가 많은 단계로 입체적 실행력이 필요한 단계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만큼 김 사장의 경영 성과가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사실 호반그룹의 인수 및 확장 전략은 창업주인 김상열 회장에서 장남인 김대헌 사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일찌감치 지분 승계를 마무리하며 2세 경영 체제를 공식화했고 건설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넘어 항공과 해운 등 외연 확장을 미래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호반그룹은 최근 수년간 자본시장에서 M&A 단골손님으로 등장했지만 실상은 지난 2021년 대한전선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호반′이라는 이름이 한진칼과 HMM, 애경산업 등 굵직한 인수전에 연이어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성과를 내기까지는 갈 길이 먼 형국이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호반그룹의 경우 김대헌 사장의 공격적인 인수 의지와 달리 눈에 띄는 결과는 미흡한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수전이 경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은 숙제″라며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상열 회장의 영향력이 강해 김대헌 사장의 독자 경영이 힘들다는 얘기마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포인트 둘…입체적 실행력 단행할까

 

업계에서는 호반그룹의 경우 자산 규모 대비 안정성은 확보됐지만 향후에는 김대헌 사장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포트폴리오 조정, 사업 간 통합 전략까지 아우르는 입체적 실행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 사장도 이러한 업계의 지적을 인지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호반그룹이 전략기획부터 딜 실행, 사후 통합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역량 강화를 위한 채용과 조직 재편에 나선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을 제외하고는 인수 리스트 과정에서 통합(PMI) 성과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우가 없었다는 비판을 고려해 통합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호반그룹은 너무 보수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M&A 승부처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의 채용과 조직 강화는 그런 약점을 보완하려는 시도이자 앞으로 대규모 M&A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정비 차원이라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호반그룹이 인수하려는 기업들은 모두 그룹 외 산업 영역으로 호반그룹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분야″라면서 ″대한전선 인수를 제외하면 실제 호반그룹은 현재까지 산업 다각화 과정에서 인수 후 통합 성과나 시너지를 입증한 사례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그룹의 M&A 행보는 동종 대형 건설사 대비 월등한 재무건전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유보금과 꾸준한 이익 창출 구조는 대규모 인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실탄으로 작용할 만큼 M&A에 필요한 재무적 여력과 구조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