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 퇴직연금 방치한 10년…이렇게 손해 본다

수익률 1% 이하라면 ‘방치 상태’…IRP 세액공제는 ‘무조건 챙겨라’

[팩트UP=이세라 기자] “퇴직연금, 지금 얼마 불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어?”
“회사에서 알아서 굴리는 거 아냐?”
“어차피 퇴직할 때 받는 돈이잖아.”


서울 용산구 한 사옥에서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 나눈 대화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의구심을 타낼 수 있는 의문이고 대부분 직장인들의 답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이처첨 안일한 생각 때문에 퇴직연금은 한국에서 ‘가장 방치된 자산’이 됐고 그 결과는 수천만 원의 차이로 돌아오고 있다.

 

◆ 한국에서 가장 방치된 자산(?)

 

퇴직연금은 미래의 월급이다. 퇴직금처럼 한 번에 주는 돈이 아니라 직장인이 직접 굴려야 하는 개인 자산이다. 퇴직연금은 두 종류인데 하나는 DC형으로 회사가 돈을 넣어주고 운용은 근로자 몫이 된다.

 

 

다른 하나는 IRP형으로 개인이 추가로 넣어 세금 혜택까지 받는 연금 통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운용을 안 하면 사실상 ‘현금 방치’ 상태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면 방치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길까.


직장인 김도기씨(43⸱가명)는 퇴직연금에 가입한 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매년 퇴직연금 적립금은 300만 원이며 이 상태로 20년 후가 됐을 때 적립금은 약 7,300만 원이다. 운용 수익률은 연 1%. 사실상 예금 수준이다.


반면 김씨의 친구이자 직장 동료인 이동열씨는 (43⸱가명) 김씨와 동일한 조건인데 최소한만 관리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얻고 있는 연평균 수익률은 5%(ETF·혼합형 펀드 수준), 20년 후 적립금은 약 1억 원 이상이다.


김씨와 이씨의 사례에서 보듯 20년 후 차이는 3000만 원 가량이다. 같은 회사, 같은 월급, 같은 기간 근무했는데 ‘클릭 몇 번 했느냐’ 차이로 결과가 갈리고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직장인들이 퇴직연금을 유독 방치하는 이유로 원금 손실 나면 큰일 나잖아, 어차피 퇴직할 때 한 번에 받는 돈, 전문가가 굴려주겠지 등의 세 가지 오해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를 전제로 단기 변동보다 시간이 리스크를 줄이고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이 훨씬 적고 지금 관리가 은퇴 이후 생활비를 결정한다”면서 “퇴직연금의 기본값은 초저위험·초저수익 상품으로 아무 조치 없으면 실질 수익률은 물가에도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 “최소한으로 해야 할 행동 셋”

 

퇴직연금을 방치할수록 실질 가치가 줄어드는 구조다. 사실 금리 시대 변화에는 퇴직연금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고금리 시기에는 예금만 해도 어느 정도 수익 가능하지만 지금은 금리 하락기에 진입해 예금 수익률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직장인이 최소한으로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나 은행 앱에 접속한 후 ‘퇴직연금→상품 구성’에서 확인하면 된다. 만일 수익률 1% 이하라면 ‘방치 상태’로 봐야 한다. 원리금 보장형 100%은 사실상 현금이므로 일부라도 성장 자산 편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IRP 세액공제는 무조건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연 700만 원 한도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돌려받는 세금만 해도 연 수십만 원이다. 투자 수익 이전에 확정 수익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나중에 받는 돈이지만 지금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결정된다”면서 “방치는 중립이 아나고 아무것도 안 하는 선택이 가장 손해인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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