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11번가 콜옵션 행사 포기한 ′SK스퀘어′…따가운 시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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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UP=이세라 기자] 투자금융(IB) 업계에서 최근 SK스퀘어가 11번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한 것을 두고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분위기다. 11번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 포기를 한 것은 또 다른 속내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29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SK스퀘어가 11번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기로 의결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다. 이번 의결로 재무적투자자(FI)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권)을 활용하게 됐다. 현재 FI는 국민연금 및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로 이뤄져 있다. 

 

◆ 포인트 하나…매각 위한 명분 쌓기일까

 

현재 유통업계 및 투자은행업계에서는 11번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한 것은 매각을 위한 명분 쌓기로 해석하고 있는 분위기가 강하다. 
 

 

업계에서 이처럼 해석하는 이유는 11번가의 기업가치에 있다. 앞서 SK스퀘어가 큐텐과 협상한 11번가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는 지난 2018년 FI가 투자할 당시 인정한 기업가치인 2조7000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따라서 이런 낮은 가치로 딜을 성사시켰다가는 SK스퀘어는 주주의 원성과 사업 실패 책임론에 시달려야 할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투자업계 한 분석가는 ″11번가에 대한 매각 주체가 FI가 되면 SK스퀘어는 상대적으로 이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면서 ″FI가 빠른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강제로 회사를 넘겼다는 명분을 시장에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 포인트 둘…FI는 손실을 볼까

 

물론 변수는 있다. 워터폴 조항이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는 드래그얼롱이 행사될 경우 FI가 우선적으로 투자 원금을 회수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FI가 11번가를 5000억원에 매각하면 FI는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지만 SK스퀘어는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것에 대해 극단적인 경우라고 보고 있다. 드레그얼롱은 SK스퀘어의 협조가 절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를 근거로 FI도 이 점을 알고 있는 만큼 사전에 SK스퀘어 측과 드레그얼롱에 대한 입을 맞췄을 것이라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유통업계와 투자은행업계에서 SK스퀘어의 행보에 각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관측이 하나 있다. 추후 큐텐과의 재협상 가능성이 그것이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의 키가 SK스퀘어에서 FI로 넘어간 것일 뿐 사실상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며 ″여전히 큐텐 이외의 뚜렷한 원매자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관계자는 이어 ″알리바바는 중국 플랫폼이라는 큰 리스크가 있고 아마존은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면서 ″시장에서는 큐텐이 평가한 1조원 안팎의 금액도 현실적으론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있는데 SK스퀘어와 FI가 반반씩은 나눌 수 있는 금액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