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정기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삼성물산이 상당한 고전을 겪을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주주행동이 국내 내노라 하는 법무법인을 선임해 끝까지 가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주주행동과 표 대결 양상에 들어간 것은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에 나서면서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 주주환원 이슈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것과 무관하지는 않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사실관계를 따라가 봤다.
◆ ″주주행동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듯″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안다자산운용과 씨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국내외 운용사 5곳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선 것은 맞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은 ′김앤장′을, 펀드 5곳은 ′법무법인 린‘에서 자문을 받고 있는 상태다.

눈길을 끄는 점은 ′법무법인 린′에서 행동주의 펀드를 자문하는 변호사들이 김앤장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국내 로펌까지 선임해 대응에 나선 만큼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실제 주주제안을 한 뒤 삼성물산에서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을 경우 가처분소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됐는데 이는 법정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셈″이라면서 ″다만 행동주의에 나선 펀드 대부분이 삼성물산에 장기 투자하고 있고 사측과의 관계도 고려해 소송까지 가는 경우는 피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 ″삼성물산의 긴장감 고조된 상태다″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행동주의 펀드들이 제안한 안건을 주총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내달 15일 영국계 시티오브런던 등 5개 국내외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이번 공시에 대해 행동주의펀드 측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삼성물산은 법률 자문사 외에 주총 의결권 다툼을 대비해 4곳의 복수 자문사를 선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일반적으로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의결권 위임장 확보를 위해 자문사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4곳에 달하는 자문사를 선임했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의 긴장감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행동주의 펀드 측은 ′법무법인 린′ 외에 자문사가 선임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2월 삼성물산에 주주제안 공세를 펼쳤던 팰리서캐피탈과의 연합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주총이 다가오는 만큼 서둘러 구체적인 방향성을 정하고 행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