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은택 연구원] 금융주 이익은 지난 2007년보다 4배나 늘었지만 주가는 그때보다 싸다. 왜냐하면 금융주 강세장은 ‘이익 성장′이 아닌 ′밸류에이션 재평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런 ′재평가′는 ′20년 주기′로 반복된다. 왜 ′20년 주기′일까. 그건 ′달러 사이클′이 ′20년 주기′이기 때문이다. 금융은 2025년 하반기 전망(5월 27일 하반기 전망)에서 유일하게 탑픽에 신규 편입된 업종이다.
◆ ″re-rating 타이밍을 잡는 것이 게임의 룰″
금융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른 탑픽(방산+원전)′과는 완전히 반대다. ′방산+원전′이 성장성에 대한 베팅이라면 ′금융′은 성장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대한 베팅이다.
대다수 금융주 주가는 2007년보다 낮다. 하지만 18년 동안 이익은 3~4배, 순자산은 4~5배 증가했다. 결국 금융주의 문제는 ′저성장′이 아니라 ′저평가′이며, ′저평가 해소′가 강세장의 열쇠이다.

장기 금융주 주가를 보면 금융주 강세장은 ′20년 주기′′로 나타난다(「한국 자본시장의 구조 개혁과 투자전략」, 하인환). 그렇다면 왜 ′20년 주기′일까.
이에 앞서 한국 증시의 상승 매커니즘을 보자. 한국 증시엔 ′달러 약세′가 좋다. 투자자들은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상한 말이다. 왜냐하면 시총 상위 주의 대부분은 ′수출주′이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수출주에 재앙이다. 그럼에도 달러 약세 때 코스피 랠리가 나타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이는 코스피 랠리가 ′이익′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인해 촉발되기 때문이다. 장기 달러 약세 시기에 코스피 P/B는 보통 0.6배→2.0배로 상승한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들이 코스피 P/B 상승을 이끌까. 바로 ′금융주′와 같이 ′초저평가′를 받았던 주식들이다. 실제로 지난 45년 코스피 역사에서 두 번의 강세장을 이끈 주도주인 ′증권/상사/건설(3저 호황)′과 ′조선/기계+증권/보험 (BRICS 시대)′은 모두 ′저평가 가치주′였다.
그러면 이제 처음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왜 금융주 강세장은 ′20년 주기′일까. 답은 바로 달러 사이클이 ′20년 주기′이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유동성 유입)′가 금융주 강세장의 트리거이다.
◆ ″금융주 강세장의 트리거는 달러 약세″
′금융주 재평가′는 달러 약세와 더불어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중요하다. 정부는 금융시장의 체질 개선, 부동산 자금의 증시 유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 과세, 산업자본의 금융자본화, 100조 벤처펀드 조성 등도 금융주 (증권주)에 수혜가 될 수 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지금 추세적 달러 약세가 시작된 것일까. 심증은 굳어지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물증이 부족하다. 만약 이 증거만 찾을 수 있다면 한국 증시와 금융주의 슈퍼 랠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