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황병진 연구원] 미국전자산업협회(EIA)는 8월 단기 에너지 전망(Short-Term Energy Outlook, 이하 ‘STEO’)에서도 ‘2025년과 2026년 전 세계 석유 시장 수급상 공급우위(Surplus)에 따른 국제유가의 약세’를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에서 일평균 각각 107만배럴(bpd=barrel per day)과 113만bpd로 예상한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석유 시장의 공급우위 규모는 각각 164만bpd, 144만bpd로 상향 조정했다.
세부적으로 2025년과 2026년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은 각각 1억536만bpd와 1억635만bpd, 연간 228만bpd와 99만bpd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동 기간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은 각각 1억372만bpd와 1억491만bpd, 직전 년 대비 각각 98만bpd와 119만bpd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 “단기 국제유가의 하락세를 예상”
오는 2026년 석유 생산량 증가 폭 둔화 예상은 국제유가의 배럴당 50달러선까지 하락 가능성을 반영, 동 기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을 비롯한 비OPEC 산유국들의 석유 공급 감소 전망에 기인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끄는 OPEC+ 동맹국들이 9월에도 54.7만bpd 증산을 예고한 가운데 전 세계 석유 시장은 드라이빙 시즌(6~8월)을 지나 한동안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했다.

오는 8월 15일로 예정된 미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에서 ‘러-우 전쟁 종식’ 기대가 후퇴 시 대러 관세 폭탄을 경계하는 투자자들의 단기 원유 매수세가 유입 가능하다.
그러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은 일시적인 이벤트일 뿐 2026년까지 전 세계 석유 수급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2026년 말까지 배럴당 45~75달러 구간의 국제유가(WTI 기준) 예상 범위와 남은 하반기 동안 원유(에너지) 투자에 대한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한다.
전 세계 석유 수급상 고질적인 ‘공급우위’ 전망을 뒤집을 OPEC+ 동맹국들과 미국(Drill, Baby, Drill)의 정책 변화가 당장은 부재하지만 남은 하반기 동안은 국제유가의 50달러선을 위협하는 하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
◆ “OPEC+와 미국의 정책 변화가 당장은 부재”
한편 농산물의 경우 8월 WASDE 이후 대두 가격의 하방 압력이 다소 완화된 반면 옥수수와 소맥(밀) 생산 및 기말 재고 확대 부담이 잔존하고 있다.
미국 곡물 수출 낙관론을 지지해온 달러지수 약세 전망은 곡물 지수(S&P GSCI 하위)의 하방경직성 강화 요인이나 가파른 상승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한다. 이에 남은 하반기 동안 농산물(곡물 중심) 투자에 대한 ‘중립(Neutral)’ 의견도 유효하다.
북반구(미국 중심) 곡물 시장은 통상 4월부터 6월까지 파종, 작황을 거쳐 9월부터는 수확기에 진입했다. 이후 11월까지는 가을철 수확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수(기상 이변 여부)와 신곡 생산량, 기말 재고 전망치 변화 등이 3대 곡물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