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LG생활건강, 농협 위탁점 계약 갈등 격화’…‘점입가경’

농협 위탁점 42곳에 일방적 계약종료 통보…판촉직원 400명 실직 위기

[팩트UP=이세라 기자] LG생활건강과 코카콜라음료 농협하나로마트 위탁점주 간 갈등이 격화 양상이다. 좀처럼 갈등이 사그라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보면서 최대 400명이 일자리를 잃는 실직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의 농협하나로마트 위탁점주들이 최근 두 달 사이 적게는 5명에서 평균 10명 안팎의 직원을 정리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총 42개 대리점이 코카콜라음료로부터 ‘위탁판매 거래종결’을 통보받은 상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앞으로 200여명에서 많게는 400여 명의 판촉 직원이 직장을 잃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포인트 하나…갈등 봉합 해법 찾을까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12월부터다. 당시 코카콜라음료 측은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해 대리점주들에게 거래종결을 통보했다. 통보 내용은 6월까지 전국 농협 매장(하나로마트/하나로클럽 등)에서 운영해 온 위탁점 계약을 유지하고 이후 본사 직영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었다.


코카콜라음료의 농협 매장 전담 위탁점은 전국 42곳이다. 이들 위탁점은 재고 보유 없이 매장 내 제품 진열과 판촉 행사 등 용역 중심의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30일자로 거래가 종결됐다, 이후 위탁점주들은 적게는 5명에서 평균 10명 안팎의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200여 명에서 많게는 400여명의 직원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갈등이 봉합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번 결정이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결정이라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회사도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리점주들을 위해 기존 거래구조를 그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법적이나 절차상 문게될 게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리점주들은 거래종결로 매출이 줄고 예상치 않았던 퇴직금이 지출돼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매출도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40%까지 빠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LG생활건강의 입장이 워낙 단호해 사태 수습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라고 예상했다.

 

◆ 포인트 둘…위로금 지급 가능할까

 

실제 위탁점주들은 거래종결로 매출이 확 빠지고 예상치 않았던 거액의 퇴직금이 지출돼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억울해 하고 있는 대목은 코카콜라음료 매출을 신장시켜 놓은 대가가 ‘거래종결’이란 파국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일부 대리점주는 코카콜라에 대한 쿠팡 로켓배송 제한이 풀리면서 그동안 코카콜라 판매실적을 올려준 위탁점주들만 ‘팽’ 당하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갈등을 봉합할 해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나서 직원 정리에 따른 퇴직금 발생분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방법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탁점주들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LG생활건강 측에 직원 정리에 따른 퇴직금 발생분에 대해 LG생건 측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만일 법적으로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면 위로금이라도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갑질 피해대리점 협의회에 위로금 명복으로40억원을 지급한 사례가 있다”며 “이를 근거로 위탁점주들이 상생 명분으로 수십억원의 위로금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만일 위로금 지급이 불발될 경우 위탁점주들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럴 경우 수수료는 유통하는 LG생활건강의 다른 제품들에 대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