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최근 철강업계에 현대제철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들었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비상경영 체제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희망퇴직과 더불어 현장 인력의 전진배치를 하고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업계에서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면서 현대제철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노조측과 투쟁을 겪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진실과 노사 갈등 여부 등을 확인했다.
◆ “당진공장으로 인력 이동 추진 중”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맞다. 회사 측은 비상경영체제의 일환으로 희망퇴직과 전배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 적절한 인력 배치를 위한 조치라고 입장을 밝히며 구조조정을 인정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 6월 포항2공장의 무기한 셧다운에 돌입하고 포항1공장의 중기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이다.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수요 침체 장기화 속에서 고정비 절감 및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현대제철은 이에 따라 직원들의 당진 전환배치 신청을 받아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포항공장2공장과 중기부 직원들의 배치전환 신청이 잇따르면서 인력 재배치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현대제철이 구조조정에 본격 나선 이유로 ‘실적 부진’을 꼽고 있다. 실제 증권가 전망도 좋지는 않다. 3분기 실적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별도 기준으로는 적자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쌓인 과제가 첩첩산중 쌓여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3분기 실적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열연 강판은 반덤핑 잠정관세 부과 결정이 내려지며 가격 상승 효과가 기대됐으나 단기적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면서 “게다가 3분기는 봉형강 판매가 비수기로 접어들어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실무협의에서 논의 지속 중”
현재 현대제철은 업황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인력 재배치 작업이 벽(?)에 부딪치며 진통을 겪고 있다. 전환 배치 완료 후에도 27명이 배치될 곳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들 처리 방안이 노사 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게 그 이유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재까지 타 사업장으로의 배치전환을 신청한 인원은 총 78명이다. 이 중68명이 당진제철소로의 이동을 희망했다. 그밖에 인천으로 1명이 신청했고 희망퇴직 신청자는 9명이다.
포항공장의 경우 2공장과 중기부에서 1공장으로의 이동을 신청한 인원만 168명이다. 이는 포항2공장, 중기부 조합원 중 당진 전환 배치 신청자와 1965년생을 제외한 수치로 이들은 포항1공장에 배치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전환 배치 완료 후에도 27명을 배치하지 못해 노사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 노조에선 무급휴직과 강제 인사이동 모두 절대 불가 입장을 보잉고 있는 대신 해당 인원을 최대한 중기부나 포항2공장 잔류인원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추후 실무협의에서 논의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철에서는 현재 무급휴직과 강제 인사이동을 검토하고 있고 법무팀과의 협의도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특히 당진공장에 공석이 있는 만큼 당진공장으로 강제 이동을 추진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노사와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