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삼성전자의 약 4조원 규모 장비 투자가 본격화된다.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재개한다는 게 그 신호탄이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본격화하는 이유는 테슬라 수주 건이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중단의 원인이 됐고 발목을 잡고 있던 고객사 확보 문제가 해소된 것도 가동 준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 행보가 성공을 거둘지 여부에 관심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 포인트 하나…이재용 회장의 중대 전환점 될까
지난해 9월 인력을 철수시키고 가동 시점을 늦추기로 결정한지 1년여 만에 멈췄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부터 반도체(DS) 부문에서 인력을 파견, 내년 가동 예정인 테일러 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 예컨대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엔지니어들을 투입하는 한편 파운드리 라인 구축에 필요한 설비도 발주 중에 있다.
아울러 테일러 파운드리를 담당할 인사도 내정돼 있다. 테일러 가동이 본격화되는 만큼 새로운 법인장을 내부 선임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오스틴 파운드리 법인에서 테일러를 총괄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은 이재용 회장에게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느냐는 것에 쏠려 있다. 만일 테일러팹과 테슬라의 협력 성과가 크게 나타날 경우 투자 성공이라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선 테일러팹과 테슬라의 협력 성과가 삼성전자는 물론 이재용 회장에게도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난 인재 확보를 비롯해 현지 인력 관리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포인트 둘…파운드리 사기충전 카드 만들까
또 다른 관심 포인트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기충전 카드를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시장에서는 현지에서 인력 이탈이 늘어난 지난 수년 추세가 테일러팹에서 반복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들이 많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3년 동안 해마다 퇴사자가 증가해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대부분 삼성전자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는 곳들이었다는 점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테일러팹을 성공적으로 가동시키려면 S급 인재를 상당수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으로 간 인력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으려는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모처럼 부활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지금이 성과 보상 체계를 손 볼 타이밍”이라며 “따라서 테일러팹 가동을 앞두고 경영진은 내부 사기를 북돋아 줄 카드 하나쯤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두 달여 전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이 공지됐는데 파운드리 사업부의 TAI는 0원이 책정”됐다면서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임원 대상 장기성과인센티브(LTI)가 공개되면서 직원들의 허탈감이 더 큰 상황인 만큼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