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자산운용업계 ‘국내 1위’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이 세간의 구설수에 올라 있다. 구설수의 핵심은 연이어 홍보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허위·과장 광고 논란과 더불어 잘못된 홍보 자료를 배포해 눈총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세간에서 삼성자산운용의 ‘홍보 논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금융상품으로 정보 전달의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팩트UP>에서는 사실관계와 배경을 취재했다.
◆ “경쟁의식에서 출발한 무리한 홍보였다”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광고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라있는 것은 사실이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ETF인 ‘KODEX 미국S&P500’이 ‘최단기간 5조원 돌파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홍보 자료를 배포하면서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의 ‘업계 최단기간’이라는 문구는 사실과 달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S&P500 추종 ETF 가운데 가장 먼저 5조원을 돌파한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으로 이 상품은 지난 2020년 8월 7일 상장돼 2024년 11월 6일, 상장 4년 3개월 만에 5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문제가 지적되자 ‘단순한 자료 기재 실수’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문구 삭제했다. 그리고 관련 문구 삭제 후 2시간여 만에 보도자료를 재발송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이 관련문구를 삭제하고 재발송했지만 이미 지나친 경쟁의식에서 출발한 무리한 홍보였다는 빈축을 샀다”면서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이 과장된 홍보나 성급한 자료 배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 “성과 압박이 논란을 불렀다(?)”
그러면 삼성자산운용은 홍보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김우석 대표 취임 이후 드러난 ‘성과 압박’이다. 김 대표가 글로벌시장에서 열세를 단기간에 만회하기는 어려운 만큼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의지가 이러한 사태를 불렀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국내 1위’ 타이틀에 집착하고 있으며 이를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 세간의 눈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 그 실례로 꼽는 것은 홍보 오류로 지난달 금융투자협회에서 경고를 내린 사안을 그 실례로 꼽고 있다. 당시 삼성자산운용은 금투협회로부터 경고를 받고 뒤늦게 관련 표현을 삭제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은 TR(토털리턴) ETF를PR(분배)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과거 재투자돼 ETF 가격에 이미 반영된 분배금을 ‘추가 분배금’처럼 홍보했다”면서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새로운 분배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문구였고 이에 경고를 받은 것”이라고 전언했다.
관계자는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사업 구조는 여전히 국내 시장에 편중돼 있다”며 “글로벌 확장에서는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크게 밀려 이 차이는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