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매년 10월 12일은 관절염 및 류마티즘 관련 국제기구 ARI(Arthritis and Rheumatism International)가 지정한 세계 관절염의 날이다. 이 날은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이 겪고 있는 관절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됐다. 관절염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질환으로, 꾸준한 관리와 예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콩 식품과 그 유래 성분이 관절의 염증을 완화하고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제니스테인,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 완화에 도움
지난 2월 중국 길림대학교 수의과대학의 Lu Yu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Food & Function’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콩의 대표적인 이소플라본 성분인 ‘제니스테인’(Genistein)이 류머티즘 관절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싼 활막 조직에서 비정상적인 염증이 지속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연구팀은 활막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exosome)’이라는 미세 입자가 염증을 악화시키는 핵심 매개체임에 주목하고, 작용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전임상 연구와 세포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제니스테인을 투여 받은 동물 모델에서는 대조군보다 연골 구조가 보존되고 연골 세포수가 증가했으며, 혈청 염증 마커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연구에서는 제니스테인이 Rab27/nSMase2/Mfge8 경로에 의해 조절되는 활막세포의 엑소좀 분비를 억제하고, Dvl3/β-catenin과 miR-221-3p를 억제함으로써 류마티스 관절염을 완화시키는 작용 기전을 밝혔다.
연구팀은 “제니스테인이 단순한 항산화 성분을 넘어 엑소좀 분비 조절이라는 새로운 기전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기존 치료법과 병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보다 최적화된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제니스테인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쿠올, 폐경기 및 폐경 이후 여성의 손 골관절염에 도움
지난 1월 일본 도쿄 요츠야의학연구센터의 Yuichi Hirase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Journal of Orthopaedic 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폐경기 및 폐경 이후 여성을 대상으로 손 골관절염(hand osteoarthritis, HOA)의 위험 요인으로 콩 성분에서 유래하는 대사산물 ‘에쿠올’(Equol) 생성 능력과 가족력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쿠올은 콩 이소플라본, 특히 다이제인(daidzein)이 장내 유익균에 의해 대사되어 생성되는 물질로, 폐경기 여성의 뼈와 관절 건강, 심혈관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에쿠올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서양인에서는 약 30%, 아시아인에서는 약 50%가 ‘에쿠올 생산자’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45~70세 여성 200명 중 이미 손 골관절염이 진단된 그룹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누어 피험자의 소변에서 에쿠올 농도를 측정해 에쿠올 생성 능력을 추정했고, 손가락 관절에 생기는 헤베르덴 결절(Heberden’s nodes)과 부샤르 결절(Bouchard’s nodes)과 같은 특징적 마디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손 골관절염 그룹의 에쿠올 수치는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고, 특히 50대 여성에서 그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또한 헤베르덴 결절과 부샤르 결절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에 비해 손 골관절염 위험이 약 48배 높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폐경 이후 손의 뻣뻣함이나 통증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골관절염의 신호일 수 있다”며 “꾸준히 콩 식품을 섭취해 이소플라본을 충분히 공급하면 장내에서 에쿠올이 생성돼 손 관절염 발생 위험을 낮추고 폐경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