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농협경제지주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홈플러스의 구세주로 등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유통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농협경제지주가 홈플러스 인수와 관련된 재무 및 법률자료를 받아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실제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매각 공개경쟁입찰 마감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에서 농협경제지주의 ‘구원투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에 농협경제지주가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포인트 하나…인수 명분과 상징성 모두 갖출까
사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7월과 8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던 중에도 쿠팡 및 CJ그룹 등과 함께 잠재 원매자로 구분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공개입찰 전환 전후로 홈플러스 경영 실적이 빠르게 악화된 것이다. 그러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농협경제지주의 실제 인수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례로 홈플러스 인수 문제는 지난 1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당시 국감에 출석한 김광일 MBK 부회장은 ‘오너급 최종 의사결정권자들이 결단하면 가능한 단계’라며 M&A 성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홈플러스 공개경쟁입찰 마감일은 이달 31일로 잡혀 있다. 그런 가운데 그동안 거론된 CJ그룹 등 잠재 원매자 중 일부는 이번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농협경제지주가 다시 후보군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산업 간 시너지 효과와 함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홈플러스 매각이 사회적 관심사인 가운데 공기업 성격을 띠는 농협이 인수하면 정부가 사태를 진화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 포인트 둘…강호동 회장 변수로 작용될까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공개경쟁입찰 시한까지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김광일 부회장의 발언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 농협경제지주의 LOI 제출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다른 일각에서는 농협경제지주의 구원투수 등판 가능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경찰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금품 수수 등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선 것에 기인한다.
경찰은 강 회장이 지난 2023년 말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해 당선이 유력하던 때에 두 차례에 걸쳐 1억여 원의 현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 회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강 회장 등을 불러 의혹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오는 24일 농해수위 국감을 앞두고 있다”면서 “국감장에서도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금품수수 혐의 관련 수사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농협경제지주가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강호동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만큼 경찰 수사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