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코오롱그룹, 이웅열 전 회장 경영복귀 적극 나설까

유력한 후계자 이규호 계열사 주식 ‘전무’…보유주식 증여가 변수

[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재계에서는 이웅열 전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설이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라는 옛 속담을 비유하며 조심스럽게 경영복귀를 노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회사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후 아들인 코오롱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을 통해 보이지 않은 경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포인트 하나…막후 경영 계속할까

 

이웅열 전 회장의 경영복귀설은 이규호 부회장이 유력한 후계자임에도 그룹에 근무한 10여년 동안 계열사 주식을 단1주도 매입하지 않았다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이 전 회장은 아들 이규호 부회장으로의 승계는 ‘추후 경영 능력이 입증된 후 결정할 것’을 암시한 바 있다. 따라서 퇴임 당시 언급한 대로라면 이 전 회장은 아직 ‘이규호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은 경영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아들에게 그룹 부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부분이다. 그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제계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들인 이 부회장이 계열사의 요직을 거친 후 40대 초반의 나이에 그룹 부회장에 오른 것은 이 전 회장이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방증”이라며 “이 대목은 중요한 ‘임원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미로 ‘막후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사실 이 부회장은 임원시절부터 사장 시절까지 이렇다 할 눈에 띄는 성과도 없었다”면서 “그런 그가 부친인 이 전 회장의 영향력 없이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규호 부회장은 그룹에 근무한 14년 동안 자신의 자금으로 계열사의 주식을 단 1주도 사지 않았다”면서 “그런 그가 지주사 및 주력 계열회사의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지주사인 코오롱 주식지분 과반을 보유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이웅열 전 회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포인트 둘…주식 증여 의지 나타날까

 

현재 재계 일각에서는 이웅열 전 회장이 보유한 코오롱 주식 지분의 승계 가능성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코오롱 주식 등을 담보로 다수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수백 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아 이를 상환하기 전에는 주식증여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주사인 코오롱의 주식 지분은 그룹 승계를 위한 필수요소로 꼽힌다. 따라서 재계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이 대규모 대출실행을 위해 지주사 주식 대부분을 담보로 내놓은 것에 대해 이규호 부회장에 대한 주식증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의 현 행보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사례와 같이 이웅열 전 회장이 다시 경영일선으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 배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만 이 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코오롱 주식의 80% 이상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65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라 향후 승계 문제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이어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약 98.13%를 보유해 그룹 전체를 지배한 반면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서진석 의장은 지난해 9월 24일에야 처음으로 셀트리온 주식을 매수했다”면서 “그것도 고작 495주로 총 1억원 규모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