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허재환 연구원]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라클의 투자 계획(내년 500억 달러)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하지만 빅테크업체들의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 업체들 간 격한 경쟁은 서로 간의 영역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AI 투자의 문제는 속도지, 추세는 아니다. 빅테크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반대편에서 수혜를 보는 산업들이 있다.
최근 AI를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바이오⸱제조⸱⸱Tech 서비스 업종에서 이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즉 M7보다는 S&P493, 또는 Non-Tech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 “반도체 업종 대한 기대는 유효”
국내 증시도 유사하다. 지난 9월 이후 코스피 급등은 반도체에 지나치게 쏠려 있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 다만 실적을 확인해가며 계단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11월 코스피 정점 이후 반도체 이외 업종(조선, 건강관리, 유틸리티, 상사자본재 등)에서 내년 실적이 상향되고 있다. 2025년 연말과 2026년 초는 집중보다 확산의 관점에서 시장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AI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 가능한 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다. 오라클과 브로드컴, 그리고 마이크론의 실적은 모두 양호했다.
그러나 오라클의 잉여현금이 소진이 되는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연간 200%를 넘어가는 오라클의 투자 속도가 둔화되면 AI 업체들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중심으로 올랐던 글로벌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 조절이지, 추세는 아니다. 지난주 분기 실적을 공개한 브로드컴과 마이크론 영업이익률이 가파르게 확대 중이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은 유효하다.
국내 증시도 이러한 AI 속도에 대한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11월 이후 코스피는 정체 국면이다. 그러나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중순 3200선이었던 코스피가 두 달 만에 4200선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반도체 이익 기대였다. 이제 2026년 반도체 영업이익 추정치는 2025년 80조원대에서 거의 2배인 160조원대로 상향되었다. 반도체 이익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나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11월 이후 반도체 이외 다른 산업의 이익 기대도 개선되고 있다. 11월 코스피가 단기 정점을 기록한 이후 반도체뿐 만 아니라 조선, 상사자본재, 유틸리티, 건강관리 업종의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 “문제는 속도 조절이지, 추세는 아니다”
지난 11월 3일 코스피 정점 이후 주가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 중이다. 지난 2024년 이후 강했던 기계, 조선 업종 주가가 10~11월 이후 부진하다. 이들의 실적은 양호하나 지난 2024년과 올해에 비해 내년 실적 개선 폭은 조금 둔화될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그간 상승에 비해 주가 조정 양호 건강관리, 유틸리티 반도체 업종 주가도 주춤하다. 하지만 지난 9~11월까지 급등에 대한 속도 조절이지, 상승 추세가 끝나지는 않았다. 9~10월 주가 상승에 비해서는 조정 폭도 크지는 않다.
그동안 부진했던 건강관리와 일부 내수 업종(소매) 등 주가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7~10월까지 부진했던 유틸리티 업종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