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 2030 소비자 불매운동의 확산 구조…“불매는 클릭으로 시작”

2030 불매의 출발점은 도덕적 배신감…‘실수’에는 비교적 관대 ‘위선’에는 강경

[팩트UP=이세라 기자] 불매운동은 과거 시민단체나 정치적 이슈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불매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특정 기업의 성범죄 은폐, 갑질, 부모 찬스 채용, ESG 위선 논란이 불거지면 온라인에서 즉각적으로 확산된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 매출과 브랜드 평판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이 이를 디지털 기반 자발적 네트워크 불매라고 정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심 조직 없이도 빠르게 결집하고 이슈 단위로 형성됐다가 해산되는 구조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 “불매는 감정이 아니라 구조다”

 

사실 2030 불매의 출발점은 단순 제품 불만이 아니다. 핵심은 도덕적 배신감이다. 특히 성범죄·직장 내 괴롭힘 은폐나 채용 비리·부모 찬스, 환경·ESG 위선, 내부 고발자 탄압, 갑질 영상·녹취 공개 등의 유형에서 강하게 반응한다.


사건이 발생하면 1차 확산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이뤄진다. 직장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취업카페,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시사 채널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가공이다. 단순 기사 공유가 아니라 요약 카드뉴스·밈·짧은 영상 형태로 재해석된다. 감정적 언어가 붙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사실’보다 ‘프레이밍’이 먼저 굳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불매가 실제 행동으로 전환되는 지점은 ‘행동 가이드 등장’이다. 예컨대 이 기업 제품 리스트, 대체 가능한 브랜드 정리, 매장 방문 취소 인증, 계약 해지 방법 공유 등이 행동 가이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불매운동의 성패는 초기 대응에서 갈린다. 기업은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2차 확산과 마주한다. 실제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불매는 사건 자체보다 대응 방식에서 폭발한다고 입을 모은다. 형식적 사과나 책임 회피성 메시지 등은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요소다.


한 위기관리 전문가는 “2030 세대는 정보 공유 속도가 빠르고 특히 카드사·통신사·구독 서비스 등 해지 방법이 구체적으로 공유되면 실제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와 달리 불매는 더 이상 상징적 행동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 실행 매뉴얼이 함께 배포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위기관리 전문가는 “유감이다, 절차상 문제 없다 수준의 대응은 오히려 불을 붙이는 것이고 일부 개인의 일탈로 선을 긋는 대응은 2차 분노를 촉발한다”며 “오히려 관련자 직위 해제, 외부 감사 도입, 재발 방지책 공개 등은 확산을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 “빠른 분노-빠른 행동-빠른 확산”

 

실제 불매는 단기 매출 감소보다 장기 평판 리스크가 더 크다. 특히 2030은 동시에 소비자인 동시에 구직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 평판은 채용 시장과 직접 연결된다. 만일 불매가 확산되면 기업은 취업 준비생의 입사 기피, 내부 직원 자긍심 하락, ESG 평가 감점, 협력사 리스크 확대 등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한 노동·소비문화 연구원은 “2030 불매를 구조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면서 “경제적 박탈감이나 공정성에 대한 민감성,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 행동, 낮아진 조직 신뢰 등 요소가 결합해 ‘빠른 분노-빠른 행동-빠른 확산’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위기관리 전문가는 “불매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고 2030 세대에게 소비는 가치 표현 수단이 됐다”며 “기업의 메시지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순간 클릭 몇 번으로 시작된 불매는 순식간에 브랜드 자산을 잠식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불매운동은 감정의 파도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구조적 압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기업의 경우 위기 발생 전 내부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공정·윤리 관련 사안은 선제적 투명 공개, SNS 모니터링과 실시간 대응 체계 강화 등을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