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업황 부진의 높은 파고 속에 휘말려있는 홈플러스가 최근 핵심 임원진을 대폭 교체했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조직 분위기 일신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얘기가 나돌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노동조합과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데 이어 리파이낸싱(재융자) 준비도 마친 것으로 알려진 홈플러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팩트UP>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단행″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은 맞다. 지난 1일자로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핵심 임원진을 대폭 교체한 것이다. . ′MD 수장′인 상품1⸱2부문장을 전격 교체한 것이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상품부문장은 ′임원의 꽃′이라고 불리는 자리다. 이러한 자리를 이번 인사에서 교체하는 동시에 직책도 전무급에서 상무로 채웠다. 이는 지난달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체제의 첫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상품1부문장으로 임경래 신선식품본부장(상무)을, 상품2부문장으로 감태규 그로서리상품본부장(상무)를 신규 임용했다. 또한 안전보건관리부문장에는 이철 상무를, 영업인사본부장에는 정기만 상무를 승진시켰다.
유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부문장급 핵심 임원이 대폭 물갈이된 데 이어 전무급을 모두 상무급으로 교체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내부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감지되고 있고 일각에서는 이번 임원인사가 상품 전문가 대신 매각 준비 작업에 적합한 인사들로 교체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단행″
사실 홈플러스가 지난 1월 MBK파트너스 김 부회장을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조주연 최고마케팅책임자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을 때 홈플러스 매각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업계에서는 그 근거로 바이아웃 전문가 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을 꼽았다. MBK파트너스 내부 인물이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부임한 것은 홈플러스 인수 후 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업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기업형슈퍼마켓 브랜드인 익스프레스를 우선 분리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홈플러스는 올해 8000억원대 차입금(6월 3000억원, 10월 5753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유통 업황 둔화와 부동산 가치 하락에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불리한 차환 조건을 떠안을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매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기본적으로 홈플러스가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다 회사가 내실 있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MBK파트너스가 9년째 들고 있으면서 엑시트 전략을 제대로 짜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계자는 이어 ″홈플러스는 전국 곳곳 현금 입지에 매장들이 자리잡고 있어 부동산 자산 가치는 매력이 있다″며 ″만일 부동산 가치 있는 곳들을 조각조각 잘라서 팔고 먹기 좋게 몸집을 줄인 채로 통매각할 경우 엑스트에 성공할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