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삼표그룹, 창사 이래 첫 외국인 부회장 영입했다고(?)

글로벌 부동산개발 시장에서 역량 인정받은 외국인 영입…′푸른 눈의 사단′ 구축 목표

[팩트UP=설옥임 기자] 신사업으로 낙점한 부동산개발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삼표그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간 ′순혈주의′를 고수하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라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삼표그룹은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를 인수했다. 그리고 몸집을 키웠다.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의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한 것이 성장의 배경이 됐다. 그런 삼표그룹이 순혈주의를 깨고 외국인을 영입했다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 <팩트UP>에서는 외국인 부회장 영입의 진실과 배경을 좇았다.

 

◆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삼표그룹이 순혈주의를 깨고 외국인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맞다. 그 주인공은 1958년생으로 글로벌 부동산개발 기업인 라파즈에서 20년간 경력을 쌓은 미셸 푸치르코우즈다.


삼표그룹이 미셸 푸치르코우즈를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글로벌 부동산개발 시장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외국인을 영입해 ′푸른 눈의 사단′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대현 부회장의 구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실제 미셸 푸치르코우즈 부회장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만 4년 간 라파즈 한국 지사의 CEO를 맡았던 경험 덕분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셸 푸치르코우즈 부회장 영입은 정 부회장이 직접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며 ″이번 영입은 업계에서 명성을 쌓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완전한 승계를 만든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선 미셸 푸치르코우즈 영입은 단순한 브랜드 제고나 ′푸른 눈의 사단′을 구축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보다는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완성하기 위한 행보에 무게 중심이 있다는 분석이다.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재계 일각의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현재 삼표그룹은 부동산개발과 로봇주차 사업을 그룹 외부로 배치해 각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이들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은 정 부회장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는 그는 그룹 전 사업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명실상부한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신사업은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만일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부동산개발 사업 확장으로 벌어들인 실탄을 삼표산업 지분을 매입하는 등의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데 사용했을 경우 완전한 승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표그룹의 부동산개발 사업 중심에는 오너가가 지분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에스피에스테이트가 있다″며 ″정 부회장이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에스피에스테이트를 부동산개발 사업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면 승계자금 마련이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