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 상반기 글로벌 증시…‘버블 위험 구간 진입했나’

상업화는 ‘멀고’ 주가는 ‘먼저 달리고’…‘이익 없는 상승’에 경고음 깜빡깜빡

[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글로벌 증시가 다시 한번 ‘성장 서사’에 올라타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소형모듈원전(SMR), 2차전지 원자재 등 미래 산업 키워드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일부 종목은 단기간에 두 자릿수, 많게는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공통된 경고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실적이 아닌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간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그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성장 자체보다 이익이 동반되는 성장인지 구분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 “핵심 기업과 주변주의 격차 확대”

 

사실 AI는 여전히 구조적 성장 산업이다.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 TSMC 등은 실제 매출과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AI 반도체 수요가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데 있다.
 

 

하지만 문제는 2·3선 종목이다. AI와 직접적인 매출 연결고리가 약하거나 아직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기업들까지 AI 관련주라는 이유만으로 고평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 소형주는 매출 규모 대비 시가총액이 과도하게 높아졌고 주가수익비율(PER)이 80~150배에 달하는 사례도 등장했다”며 “핵심 기업은 실적이 증명하지만 주변주는 기대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인데 이는 지난 2021년 전기차 테마 확산 국면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AI 확산은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소형모듈원전(SMR)이 차세대 전력원으로 부상한 상태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SMR은 아직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 승인과 안전성 검증, 건설 인허가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일반적으로 5~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MR의 일부 종목은 단순 업무협약(MOU) 체결이나 정책 언급만으로 급등했고 매출이 거의 없거나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급증한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 “정책 기대가 선반영된 상태에서 실제 수익 창출이 지연될 경우 조정 폭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일례로 전기차 시장은 장기 성장 산업임에 틀림없으나 최근 수요 둔화와 재고 부담 이슈가 제기되면서 실적 변동성이 커진 상태”라며 “그럼에도 리튬 탐사 초기 기업이나 해외 광산 지분 인수 뉴스에 편승한 종목들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데 아직 본격적인 생산 실적이 없는 기업들까지 원자재 확보 기대만으로 밸류에이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 “성장의 질을 구분해야 할 시기”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에서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버블의 전형적 징후들을 알고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매출 증가율보다 주가 상승률이 훨씬 높은 경우, 이익 변동성이 큰 기업의 고PER 지속, 개인 투자자 매수 집중,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증가, 내부자 지분 매도 확대 등이 그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전체 지수가 급등하는 전면적 버블보다는 섹터 내 종목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국면에 가깝다”며 “핵심 기업은 실적이 뒷받침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지만 주변 테마주는 실적 검증 구간에서 급격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은 성장 산업을 피할 시기가 아니라 성장의 질을 구분해야 할 시기”라면서 “이익을 내는 1등 기업과 그렇지 못한 테마주를 동일선상에서 볼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증시는 여전히 상승 동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만 가격이 미래를 과도하게 앞서가기 시작한 구간에서는 언제나 조정이 뒤따랐다”면서 “AI나 원전, 리튬이라는 키워드보다 중요한 질문은 그 기업은 지금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가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