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정보]‘세계 물 주간’, 물 환원과 생태 보전으로 답하는 유통업계

[팩트UP=정도현 기자]‘물 분야의 다보스 포럼’이라고도 불리는 ‘세계 물 주간(World Water Week)’이 8월 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막을 내린다. 올해 주제는 ‘물을 위한 기후 행동(Water for Climate Action)’으로, 물 관리와 보전을 위한 적극적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올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가 발표한 물 회복탄력성(Water Resilience)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물 수요는 가용 공급량의 1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물 확보’는 이미 시급한 글로벌 현안이며, 그간 물 부족 문제를 크게 체감하지 못했던 한국도 최근 몇 년 동안 지역 단위의 가뭄이 현실화되며 수자원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단순한 물 사용량 절감을 넘어, 물 환원과 생태계 회복력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순환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생산 공정의 물 사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숲가꾸기를 통한 수원지 보호, 지역 유역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육지에서 강과 바다에 이르는 다양한 생태 보전 활동을 펼치며 깨끗한 물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는 전 사업 과정에서 물 사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2017년부터 최종 제품에 사용되는 물의 양만큼 사회와 자연에 돌려주는 ‘물 환원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수자원 보호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국내 최대 규모 코카-콜라 음료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여주에서 생산에 사용한 물보다 더 많은 양을 자연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대규모 숲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숲가꾸기 사업은 물 저장을 방해하는 잡초와 유해 수종 등을 제거하고, 나무 간 간격을 조정해 숲이 스스로 물을 정화·순환하도록 돕는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 방식의 물 환원 활동이다. 토양 구조를 개선해 수분 흡수력을 높임으로써 ‘녹색댐’ 기능을 강화하고, 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써의 가치도 높인다.

 

한국 코카-콜라는 2023년 2월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WWF-Korea), 한국생태환경연구소, 여주시, 여주시산림조합, K-water 한강유역본부와 수자원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숲가꾸기를 시행 중이다. 2024년까지 가꾼 여주 숲의 면적은 285헥타르(ha)에 달해, 여의도 면적에 버금간다. 한국 코카-콜라는 향후 2035년까지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한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국민신탁과 함께 수변 녹지 생태 복원, 자원 순환 산책로 조성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약을 통해 ‘한강수계 수변 녹지 조성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한강 상수원 보호와 생태 회복을 목적으로 친환경 공간 ‘수풀로 금남리’를 조성했다.

 

‘수풀로 금남리’는 총면적 약 1만7953㎡ 규모로, 커피박을 재활용한 산책로, 자생 식물 군락, 시민 휴식 공간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지속가능한 생태 환경으로 조성돼 있다. 스타벅스는 수풀로 금남리 조성 단계부터 자연환경국민신탁과 협업하며, 파트너(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나무심기, 덩굴 제거 등 생태 복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이를 확장해 경기 남양주 더북한강R점에서 시민 250명과 함께 자연 생태를 되살리는 체험형 환경 클래스를 열어, 고객들이 생태 개선을 위한 실질적 활동에 직접 손을 보탤 수 있도록 했다.

 

국내 기업들의 물 자원 보호 노력은 숲과 물가를 살리는 활동을 넘어, 해양 생물다양성 보전으로 확장되고 있다. 숲과 습지가 물을 저장하고 정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면, 바다는 해양 생물이 살아가는 거대한 수자원 저장고이자 생태계의 균형을 지탱하는 터전이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와 ‘해양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멸종위기 1급종인 바다거북 보호를 위해 ‘바다거북이 지킴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또한 해양 NGO인 오션·팀부스터와 협력해 시민 참여형 해양 보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바다거북 생태계 보호와 함께 ‘시민 참여 수중 생태계 기후 감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바다의 날’을 기념해 GS리테일 제주지역 4개 지역팀 임직원을 비롯해, 해양 NGO 단체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연구원, 제주 지역단체 ‘혼디’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형 캠페인 ‘바다숨’ 캠페인을 통해 연안 쓰레기 수거와 해안 정화 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와 기업도 함께 물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며 다양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3월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 코카-콜라, 아모레퍼시픽, 풀무원과 기후변화 대응 및 물 위기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개념을 공유했다. 워터 포지티브는 기업이 사용하는 물의 양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에 환원해 지속가능한 물 관리에 기여하는 개념으로, 기업 내 용수 활용 효율화, 하·폐수 처리수 재이용 등 다양한 실천 활동을 포괄한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협력체 출범을 계기로 맞춤형 유역 수질 개선 사업을 발굴하고, 참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