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권해순 연구원]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상장은 그룹 내 구조 효율화 성격이 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개발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신약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진전은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ADC 임상 진입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여부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바이오 산업 생태계 확장”
삼성에피스홀딩스는 2025년 11월 24일 신규 상장을 앞둔 지난 6일 애널리스트 대상 IR을 개최했다. 이번 분할은 단순한 지배 구조 재편이 아닌 삼성바이오로직스(CDMO)와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시밀러·신약개발) 간 이해 상충을 해소하고 에피스의 독립적 R&D·투자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밝혔다.
에피스홀딩스는 분할 후 바이오시밀러의 안정적 수익 기반 위에 신약 개발을 추가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11개 제품을 상업화, 2030년까지 10개 이상 신규 시밀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유럽에서는 SB12·SB16 직판을 강화하고 미국에서는 ‘제품별 전문 파트너+Private Label(PL)’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 전략의 경우 신약 개발을 전담하는 약 10명 규모의 소규모 자회사를 신설하여 ADC·이중항체·펩타이드 중심의 플랫폼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현재 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 인력은 600명으로 dual 역할 진행 중이며 국내 인투셀, 프로티나, 프론트라인 등과의 협력으로 2025년 내 ADC IND 제출, 2026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적 및 재무 측면에서는 2022년 이후 FCF 흑자 기조도 유지 중이며 EBITDA margin은 20% 이상 유지 가능할 전망이다.
PPA 무형자산 상각(약 2조3,000억원, 10년에 걸쳐 상각)과 내부거래 미실현손익(약 3,700억원, 2~3년 내 소멸)은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나 2~3년간 약 1,300억원, 이후에는 상각액만 반영되어 약 2,7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 “인프라 확충 측면에서 의미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상장은 단기적으로는 그룹 내 구조 효율화 성격이 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개발 인프라 확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신약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진전은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ADC 임상 진입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여부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드물게 임상·허가·상업화 역량을 통합한 대형 신약개발 전담사로 셀트리온과 유사한 사업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 대형 제약사는 R&D 통합 역량이 부족하고 신생 바이오텍은 임상·규제 경험이 없어 해외 빅파마에 의존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국내 기술을 국내에서 임상화할 수 있는 개발 인프라’를 제공한다면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의 생태계 확장 효과를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
밸류에이션의 경우 셀트리온과 유사한 ‘바이오시밀러 기반+신약개발 옵션’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상대가치 비교 시 셀트리온(시가총액 약 40조원, 2021~2025 12개월 선행 P/E 평균 약 38배, EV/EBITDA 평균 약 24배)을 벤치마크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