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윤재성 연구원]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 글로벌 No.1(3.04억bbl)으로 No.2 사우디(2.98억bbl)를 근소하게 앞선다. 반면 실제 생산량은 100만b/d 내외로(글로벌의 1%, 사우디의 8%) 21위 불과하다. 참고로 매장량의 87%(262억bbl)을 차지하는 오리노코지대(Orinoco Belt)가 생산량의 60% 내외다.
1970년대 350만b/d, 2010년 200만b/d에서 현 수준까지 생산량이 하락한 것은 2013년 마두로 취임 이후 셰일 붐에 따른 유가 급락, 국영석유업체 PDVSA가 정치화되면서 정상 기업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며 투자 중단, PDVSA에 대한 금융 제재(원유 수출/결제 차단) 등이 겹친 결과다.
◆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까지 얻었다”
2022년 말 이후 세이븐(Chevron)의 제한적인 활동만 허용되며 생산량이 소폭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의 마두로 체포와 베네수엘라 석유시장 적극 개입은 결국 해외 시장에서 잠재적 생산 옵션 확보를 통해 인플레를 억제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사실 이번 이벤트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를 동시에 얻었다. 가이아나-베네수엘라 분쟁 지역인 가이아나 최대 원유 생산지 에세퀴보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도 동시에 줄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도 미국 셰일붐(Shale Boom)의 종료와 2025년 미국 원유 생산량 피크아웃(Peak-Out)을 안다. 이미 미국 Super Major인 ExxonMobil, Chevron 등도 이를 감안하여 자국 투자는 M&A로 한정 짓고 신규 유정 개발은 가이아나, 나미비아, 수리남,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선택은 미국 Super Major의 전략적 방향성에 힘을 실어주는 이벤트다. Chevron은 이미 베네수엘라의 핵심 원유 생산업체이며 가이아나에서는 Chevron과 ExxonMobil이 주요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ExxonMobil 주가는 지난 주 금요일 +2%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썼으며 Chevron는 +2%, Conoco Phillips는 +3% 상승했다.
단기적으로 이번 이벤트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미국이 생산량 타격보다 항만/선박 등 수출 제재에 집중되어 있고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량은 글로벌의 0.7%에 불과하며 80% 내외가 중국향이기 때문이다.
즉 이번 이슈는 베네수엘라의 수출 대부분을 소화하는 중국의 원유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요인이다. 그 간 10~20$/bbl 가량 저렴한 베네수엘라산을 받아 쓴 중국 국영업체들은 수입처를 동종인 러시아/중동산으로 조정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 “아시아 OSP 대세 하락 가능성이 중요 ”
베네수엘라 생산량 증가는 중장기 유가 상승 제약 요인이다. 특히 미국 Gulf Coast 정유사는 고도화설비 가동에 캐나다/중동산을 Mix 했으나 저렴한 베네수엘라산 조달로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경우 중동은 미국향 수출을 줄이고 아시아에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 결국 중동은 아시아 내 중질원유 공급과잉과 M/S 상실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로 인해 아시아 OSP는 대세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캐나다 중질원유는 TMX Pipeline을 통해 아시아향 수출을 최근 1.5년 간 대폭 늘렸고 추가 확대를 계획 중이다.
베네수엘라마저 합세한다면 아시아 정유업체는 다양한 중질원유 조달 선택지를 보유하게 된다. 한국/미국 정유업체의 큰 폭 수혜를 예상하며 Chevron/ExxonMobil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