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정보] AI를 ‘경쟁자’가 아니라 ‘보조자’로 보기

“잘 쓰는 사람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 되고 불안 숨기지 말고 언어로 만들어라”

[팩트UP=정도현 기자] AI(인공지능)로 인한 불안은 과거 자동화 불안과 조금 다르다. 과거에는 기계가 일을 대신한다는 외부 위협이었다면 지금은 누군가는 AI를 잘 쓰고 나는 아닌 것 같다는 내부 비교 불안에 가깝다.


실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AI가 무서운 게 아니라 나만 뒤처질까 봐 무섭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따라서 문제는 기술 자체보다 내가 쓸 수 있느냐, 이해하고 있느냐라는 감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AI 불안을 키우는 심리 요인 셋”

 

심리 전문가들은 AI 불안을 키우는 심리 요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하고 있다. 기준이 없는 경쟁 불안, 설명 없는 변화에서 오는 통제감 상실, 배워도 소용없을 것 같은 무력감 등이 그것이다.


사실 AI는 시험처럼 명확한 기준이 없다. 어디까지 알면 충분한지 이 정도면 잘하는 건지 아무도 정확히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남들보다 부족한 건 아닐까라는 불안을 계속 안고 간다.
 

 

회사에서 AI를 도입한다고 말하지만 왜 필요한지, 내 업무가 어떻게 바뀌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사람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수록 불안을 크게 느낀다. AI는 불안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는 변화이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이 더 커진다.


실제 AI는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 회상원들은 어제 배운 툴이 오늘은 쓸모없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직장인들은 어차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이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학습 포기 상태, 즉 무력감에 가깝다는 게 심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대별로 다른 AI 불안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일례로 20~30대의 경우 지금 뒤처지면 끝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반면 40~50대의 경우 지금까지 쌓은 경험이 무의미해질까하는 걱정을 많이 한다.


한 심리 전문가는 “커리어 초반인 20~30대의 경우 비교 대상이 많은 만큼 AI를 필수 스펙처럼 느낀다”며 “그래서 불안은 크지만 강의도 듣고 툴도 만져보지만 불안이 쉽게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험과 판단이 강점인 세대인 40~50대의 경우 AI가 그 영역을 침범하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불안은 내가 잘해온 방식이 틀린 것인가 등의 기술보다 정체성의 흔들림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심리 전문가는 “회사의 AI 교육이 오히려 불안을 키우는 경우도 있는데 모든 직무에 같은 교육과 성공 사례만 강조하지만 실패 이야기는 없다”며 “이럴수록 직원은 나는 저만큼 못하는데라고 느끼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것은 교육이 격려가 아니라 압박으로 작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AI 불안은 능력 문제가 아니다”

 

많은 심리 전문가들은 AI 불안의 경우 기술 공포가 아니라 역할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감정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앞으로도 필요할지 확신이 흔들릴 때 가장 불안해지는데 AI 시대의 불안은 직무 불안과 인정 욕구, 비교 스트레스가 겹친 결과하는 것이다.


그러면 직장인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심리 전문가들은 그 해법으로 ▲AI를 경쟁자가 아니라 보조자로 보기 ▲잘 쓰는 사람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기 ▲불안을 숨기지 말고 언어로 만들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AI가 대신하는 것은 대부분 반복 작업이다. 사람의 역할은 판단, 조정, 책임 등 여전히 남는다. 따라서 AI를 경쟁자가 아니라 보조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 전문가들은 AI의 모든 툴을 전무 알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 결과가 왜 나왔는지,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잘 쓰는 사람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불안을 숨기지 말고 언어로 만들면 구체화된 불안은 줄어든다고 말한다. 일례로 ‘내가 불안한 이유는 AI를 못해서가 아니라 역할이 불분명해서다‘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부담은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한 심리 전문가는 “AI는 분명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직장인들의 불안은 기술 속도가 아니라 설명되지 않은 변화 속도에서 커지고 있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툴이 아니라 여전히 필요한 사람이라는 구체적인 설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