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 “직장인 월급의 운명은 금리에서 갈린다”

금리 인하·동결은 선택의 문제…준비한 사람만 차이를 만들어

[팩트UP=이세라 기자] 서울 광화문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김고민씨(36⸱가명)는 뉴스에서 금리인상 또는 금리인하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고민에 빠지곤 한다. 김씨의 고민은 다름 아닌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내 월급도 늘어날까’라는 것이다.


그가 이런 고민을 할 때마다 동료들은 ‘금리는 은행 얘기이고 월급은 회사 얘기잖아’라며 일축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금리는 직접 월급을 올려주진 않지만 월급의 ‘실질 가치’와 ‘미래 인상 가능성’을 동시에 좌우하기 때문이다.

 

◆ “금리 인하냐 동결이냐”

 

기준금리는 한 마디로 돈의 가격이다. 돈을 빌리는데 드는 기본적인 비용이고 이 가격이 바뀌면 기업과 은행, 가계 모두의 행동이 달라진다. 예컨대 금리 인하는 돈이 싸지는 것을, 금리 동결은 돈값이 유지된다는 것을, 금리 인상은 돈이 비싸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이 변화가 직장인의 월급, 보너스, 고용 안정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금리가 인하될 경우 월급쟁이에게는 어떤 일들이 생길까.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금리는 대출 이자 비용이다. 따라서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부담 감소와 투자·채용 여력 증가, 실적 개선 가능성 확대, 성과급 및 연봉 인상 여지가 생긴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금리가 인하될 경우 회사의 숨통이 트인다는데 있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나타나는 특징은 실질 월급이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월급 액수가 그대로여도 대출 이자가 줄고, 신용카드나 신용대출 부담도 줄어든다. 반면 같은 월급으로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체감 월급 상승’이다.


자산 가격이 먼저 움직이는 것 또한 금리가 인하될 경우 나타나는 특징이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주식·ETF 자금 유입, 부동산 심리 회복, 투자를 하고 있는 직장인과 아닌 직장인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금리가 동결될 경우는 어떨까.


이때는 한 마디로 월급은 멈추고 불안은 남는다. 기업들이 경기가 나쁘진 않지만 확실히 좋아졌다고도 말 못 한다면서 인건비 증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채용이나 연봉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하기 일쑤다. 월급은 유지되지만 오르긴 어렵다는 얘기다.


금리가 동결될 경우 고정비 부담은 그대로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나 전세대출 이자는 그대로이고 물가는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실질 소득은 정체 또는 감소 현상을 보인다.


‘현금 가진 사람은 금리가 동결될 경우 유리한 구간을 맞이한다. 투자 자산은 박스권에 있지만 현금 비중 높은 사람은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사람은 체감 부담이 지속된다.

 

◆ “직장인의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고금리 예·적금을 점진적으로 이동시키고 퇴직연금이나 IRP를 점검하며 ETF 등 분산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는 돈을 지키는 전략에서 불리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만일 금리 동결 국면이라면 버는 것보다 안 잃는 게 중요한 구간인 것을 인식하면서 불필요한 대출을 정리하고 고정 지출을 관리하며 현금 흐름 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월급 명세서에 직접 찍히진 않지만 월급의 가치, 인상 가능성, 미래 소득 안정성을 결정한다”면서 “그래서 직장인에게 금리는 경제 뉴스가 아니라 생활 뉴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