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정도현 기자]한국식품과학회 대두가공이용분과는 지난 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콩과 함께하는 삶: 생의 모든 단계에서 건강을 누리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병리적 증상에 대해 콩이 지닌 건강상 이점을 입증한 최신 연구 결과들이 소개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세종대학교 임태규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 콩의 천식 예방 및 치료 효과(조성호 교수,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 콩 제품 섭취와 전체사망률, 심혈관질환 및 암 사망과의 연관성(Lin Xu교수, 중국 중산대학교) △ 두유의 노화 예방 효과: 건강한 장수를 위한 길(Mitsuo Maruyama 박사,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뇌과학연구소) △ 식이상 콩류 섭취와 남성, 여성의 당뇨병과의 연관성(김미경 교수, 한양대학교) 순으로 세션 발표가 진행됐다.
콩 이소플라본,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 예방에 기여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조성호 교수는 콩 이소플라본(제니스테인)이 천식 환자의 PAI-1(Plasminogen Activator Inhibitor-1)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호 교수는 천식의 발병 기전에 대해 PAI-1이 염증 및 섬유화를 유도해 기도 협착 및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실제로 천식 환자에서 혈중 PAI-1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PAI-1은 천식 조절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고 유전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특히 PAI-1 프로모터 유전자의 4G/5G 다형성에 따라 천식 발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으며 4G 유전자형 보유자의 경우 PAI-1 수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콩 이소플라본은 ▲4G4G 또는 4G5G 유전자형을 가진 환자에서 천식 중증도 감소 ▲기관지 세포 내 PAI-1 4G promoter 활성 감소 ▲만성 기관지염 감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또한 한국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도 주목할만한 결과가 도출됐는데 ▲콩 영유아식을 섭취한 영아는 우유 유아식을 섭취한 영아에 비해 천식 위험이 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조성호 교수는 콩 이소플라본의 천식 치료 및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과 의약품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콩 식품 섭취, 심혈관질환 및 사망률 감소에 기여
중국 중산대학 Lin Xu 교수는 콩 식품의 섭취가 심혈관 질환 및 전체 사망률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Lin 교수는 과도한 육류 섭취가 심혈관질환, 당뇨병, 비만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콩을 비롯한 식물성 식단의 섭취 확대를 권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Lin 교수는 콩 식품 섭취와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규명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 및 메타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식이섭취빈도조사(FFQ)를 통해 참가자들의 콩 식품 섭취 패턴을 조사했으며 섭취량에 따라 1회분 50g 기준으로 주당 0회, 1~6회 섭취군으로 분류하여 각 군의 사망률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콩 식품을 주에 1~6회 섭취하는 그룹은 경우 콩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률 9% 감소 ▲심혈관질환 사망률 13%가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Lin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콩 식품 섭취가 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고단백 두유, 노인의 노쇠 개선에 기여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NCGG) Mitsuo Maruyama 박사는 고단백 두유의 섭취가 노인의 신체적 노쇠(physical frailty)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Maruyama 박사는 연령 증가에 따른 노화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변화지만, 비정상적인 신체 기능 저하로 나타나는 노쇠는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제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의 32.8%가 노쇠 전 단계, 11.5%가 노쇠 단계에 해당할 정도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aruyama 박사는 노쇠 예방 및 개선을 위한 주요 관리 요소로 영양 섭취(단백질 등), 신체 활동, 염증 조절을 꼽으며, 관련 동물 실험 및 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노화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콩 이소플라본 섭취가 ▲장내 유익균인 아커만시아 무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의 비율을 증가시키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관찰됐다.
이어 소개한 임상시험에서는 65~85세 일본 노인을 대상으로 단백질 14.5g이 함유된 두유와 3.2g이 함유된 두유를 각각 12주간 섭취하게 하고 개입 전후의 보행 속도와 활동량을 평가했는데 그 결과, 개입 전 보행 속도가 1.0 m/s 이상인 그룹, 하루 5,000보 이상 걷던 그룹에서 단백질 14.5을 함유한 두유를 섭취한 피험자들이 유의미한 보행 속도 증가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Maruyama 박사는 두유 섭취와 일정 수준 이상의 신체 활동이 고령자의 노쇠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노인 건강관리를 위한 식이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콩류 섭취, 제2형 당뇨병 감소에 기여
한양대학교 김미경 교수는 콩류의 섭취가 우리나라 여성의 제2형 당뇨병 발생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김미경 교수는 우리나라의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은 약 9~10% 수준에 이르며 유전, 스트레스, 장내 환경 등 다양한 요인들 중 가장 중요한 인자는 식이 요인으로, 제2형 당뇨병 부담의 약 70%가 식습관과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뇨병과 식습관 간의 관계를 다룬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는데 가공육과 인공감미음료 등은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반대로 식이섬유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품, 통곡물 등은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긍정적 요인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미경 교수는 특히 여성에서 콩류 섭취가 당뇨병 예방에 큰 효과를 보인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는데 여러 연구에서 콩 식품, 콩 단백질, 이소플라본 섭취가 여성의 제2형 당뇨병 발생과 역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러한 경향은 김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국내 농촌 코호트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여성의 경우 콩 단백질 섭취량이 높을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이 감소했고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높을수록 당뇨병 발생이 낮아지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김미경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콩 식품 섭취가 제2형 당뇨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