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국내 5위 신용카드사 롯데카드의 재매각이 좌초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카드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022년 매각 불발을 겪은 후 나선 재매각에서 적극적인 지원공세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이 냉담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는 매각 초기 카드사들의 경우 롯데카드를 인수해 점유율 등에서 업계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주목을 끌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가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을지, 아니면 매각이 불발로 끝날지 그 결과에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포인트 하나…인수 후보군 돌아올까
현재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가 59.83%,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각각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곳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5월 기존 3조원대였던 희망 몸값을 2조원대로 낮추며 매각을 강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롯데카드 매각의 길은 험난하기만 한 형국이다. 주요 금융지주 등 잠재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롯데카드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원매자는 없었다. 게다가 아직 적극적인 인수 의향을 나타내는 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에 대한 매각 초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설명서를 수령했지만 인수 의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특히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온⸱오프라인 사업을 확장 중으로 롯데카드 인수 참여에 업계 관심이 몰렸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그런 가운데 2대 주주에 해당하는 우리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도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첫 매각 때 인수 후보 1순위로 꼽혔던 하나금융지주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거금을 들여 인수할 만한 여력이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게다가 카드업이 사양 산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만큼 롯데카드가 빠른 시간 내 새 주인을 만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포인트 둘…희망가격 더 낮출까
사실 MBK파트너스 는 지난 5월 초, 매각주관사인 UBS를 통해 인수 후보군에 티저레터를 배포하며 매각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수 후보군조차 구성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신속한 엑시트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3조원대였던 희망 몸값을 2조원대로 낮춘 게 그 실례로 꼽힌다. 하지만 이 마저도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들은 2조원도 여전히 과도하다는 시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속한 엑시트를 원하는 MBK파트너스가 희망 몸값은 더 낮출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희망 몸값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현재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어 자칫 롯데카드 매각 과정에서 건전성 문제에 발목이 잡힌다면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희망 몸값을 낮춰서라도 매각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기인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게다가 상생 압박 등으로 향후 실적 전망도 좋지 않아 매각을 추진하기에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플러스 사태 이후 원매자들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의 거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도 있다″면서 ″MBK파트너스의 ′먹튀′ 논란이나 단기 수익성 추구에 대한 우려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