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HD현대, ‘핵심인재 제도’ 전면 손질한다고(?)

보상 대신 육성 초점…내부 분위기는 냉랭 “사기 떨어진다”

[팩트UP=권소희 기자] 최근 HD현대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는 내년부터 통상 선임급 직원들에게 매월 30만원을 지급하던 ‘핵심인재 제도’를 전면 손질한다는 소문에 기인하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면서 HD현대 안팎에서는 제도 손실 배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모양새다. 조선업계가 극심한 인력난을 겪을 당시에도 이 제도가 버팀목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진실을 따라가 봤다.

 

◆ “핵심인재 제도 폐지 아니다”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HD현대가 ‘핵심인재 제도’ 전면 손질에 나선 것은 맞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돌고 있는 핵심인재 제도 폐지는 아니다. 기존 단순 보상 중심에서 중장기 인재 육성을 중심으로 인력관리 체제를 재편하는 방식이다.
 

 

HD현대에서도 전면 손실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그러면서 우수 인재에 대한 지원제도가 기존 보상 중심에서 전략교육, 외부교육 기회 제공 등 육성 중심으로 제도가 개편된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실 이 제도는 조직의 동기부여와 경쟁사 이탈 방지를 위한 취지에서 운영돼 왔다. 실제 조선업계가 지난 2020년 극심한 인력난에 직면했을 당시 이 제도는 적자 상황에서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조선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수주 호재가 겹치며 업계 전반이 세계적 수주 호황을 맞은 것도 HD현대가 제도 손질에 나선 이유일 것”이라며 “업황에 맞춰 성과급 보상체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단순 보상 위주인 핵심인재 제도가 본래 목적을 다했다는 판단 아래 제도 개편을 결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부서별로 제한된 인원 정원과 계열사별 보상 수준이나 선정 대상의 기준 등도 달라 같은 기업 내에서 뿐 아니라 그룹 내에서도 조직 간 갈등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에 HD현대는 제도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계열사 간 형평성 논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조직 몰입도 하락 우려도”

 

하지만 문제는 내부에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내부에서는 내년 1월 1일 정기 승진인사 발표를 앞두고 이미 사기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유는 핵심인재 제도의 인센티브 지급 대상이 성과 평가 등을 종합해 별도의 인재군으로 선발했다는데 있다.


실제 내부 블라인드에는 ‘고과를 아무리 잘 받아도 이제는 보상으로서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매월 최대 월 50만원에서 적게는 월 30만원 수준의 금전적 보상도 큰 데다 더 큰 가치는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심리적 보상이었기에 조직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HD현대는 핵심인재 제도가 육성 중심으로 제도가 개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년부터 전략교육과 경영학 석사(MBA) 과정, 근무 병행 유학제도 등의 프로그램으로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현대는 향후 5년간 약 1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인력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면서 “회사 측에서는 실적호조에 따른 보상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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