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서희건설, 분당 본사 버리고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다고(?)

업계에선 서희그룹 상징과도 같은 양재동 서희타워 예상…하지만 새 둥지는 하남 미사신도시

[팩트UP=권소희 기자] 서희건설이 분당구 수내동 경동빌딩 본사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틀 것이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러면서 이전되는 본사 위치와 이전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희건설이 본사를 이전하는 이유로 수주잔고 지속 하락과 지급보증은 증가 추세, 낙제점 받은 상생 현황 등 크게 세 가지를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진실을 따라가 봤다. 

 

◆새 둥지는 하남시 망월동 1083-2 메디피아타워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본사 이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전 장소는 하남 미사신도시 내 하남시 망월동 1083-2 메디피아타워이며 건물을 일부 임차하는 방식으로 꾸릴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서희그룹 상징과도 같은 양재동 서희타워에 본사를 둘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러한 예상은 벗나간 셈이다. 서희건설은 8월 8일 임시주총에 이와 관련한 내용의 안건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희건설이 해당 안건은 문제없이 원안대로 가결될 것으로 자신하는 이유는 지분구조에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지분은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자와 관계사들이 54.9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이봉관 회장의 지분은 4.14%다. 


그러면 업계 일각에서 지목하는 서희건설이 본사를 이전하는 이유는 맞는 것일까.


취재 결과 서희건설의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사의 '수익 가늠자'인 수주 잔고는 지난해 1분기 3조277억33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2조5037억6700만원으로 2조원대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공시에서는 지급보증 증가 추세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지급보증을 제공한 규모는 최근 10년 내 가장 큰 규모인 총 3조2309억원이다. 이 두 가지만 보면 서희건설의 경우 수익성 악화가 유력한 가운데 부채는 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서희건설을 옭죄고 있는 것은 낙제점 받은 업계 내 상생 현황이다. 실제 지난 6월 30일 국토부가 발표한 '2023년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평가대상 건설사 54개 중 유일하게 '60점 이상~70점 미만 구간'에 속하는 점수를 받았다. 

 

◆지역주택조합의 불황을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극복(?)

 

관련업계에서는 서희건설의 본사 이전 배경에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서희건설이 주력 사업인 지역주택조합의 불황을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극복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이 같은 업계의 분석은 신빙성이 있다. 현재 하남시에서는 하남 미사섬에 민간자본을 활용해 K-POP 공연장과 영화 촬영장, 마블 히어로 캐릭터를 이용한 마블시티 등을 조성하는 민선 8기 핵심사업인 'K-스타월드'를 진행 중에 있다. 


하남시와 업계에 따르면 'K-스타월드'의 사업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한다. 게다가 하남시는 'K-스타월드' 사업이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 유치와 3만개의 일자리 창출, 2조5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악재로 불황의 늪(?)에 빠진 서희건설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K-스타월드' 사업은 그런 측면에서 노려볼 만 한 것이고 현재 하남시로부터 본사 이전에 대해 적극 환영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