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호반건설, 팬오션 보유 ′한진칼′ 지분 재매입설 ′모락모락′

지난해 말 주당 3만8000원에 5% 처분 후 주당 4만2000원에 5.8% 재매입

[팩트UP=권소희 기자] 건설업계의 화두로 호반건설이 떠오르고 있다. 이는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이 자사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5.85%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문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세간의 눈길이 호반건설에 쏠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예컨대 해당 물량의 대부분(333만8090주·5%)이 원래 호반건설이 보유했던 지분이었는데 이를 10개월 만에 되사오고 심지어 매각 당시보다 가격이 올랐는데도 인수를 결정했다는 얘기가 그것이다.

 

<팩트UP>에서는 경제 논리로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이 거래의 진위를 따라가 봤다. 

 

◆ ′주거니 받거니′한 한진칼 주식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팬오션이 자사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5.85%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은 팬오션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 전량을 조만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반건설 입장에서 이번 거래는 지난해 팬오션에 매각했던 한진칼 지분을 다시 매입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이번 예상 거래금액이 1628억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일 거래가 성사된다면 호반건설이 보유하게 되는 한진칼 지분은 11.6%에서 약 17.5%로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14.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델타항공을 넘어 2대 주주에 오르게 되고 최대주주인 조원태 회장 측 지분 19.79%에 육박하게 된다.


하지만 업계 안팎의 관심은 거래 성사 여부보다 호반건설이 매각했던 때보다 주식 가격이 올랐음에도 인수에 나선 배경에 쏠려 있는 분위기다. 팬오션은 1년도 안돼 156억원의 거래 차익을 보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 인수하면 델타항공 제치고 2대 주주로 등극

 

금융투자업계 한 분석가는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팬오션 지분 재매입이 중장기적으로는 항공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사실 시점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결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주주로서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추후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을 쏟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은 보유 지분 5.85% 매각을 두고 호반건설 뿐만 아니라 한화와 일부 전략적 투자자 등과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롱리스트 중 최종 잠재적 투자자로 한화와 호반건설 등이 포함됐고 이 중 호반건설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내부적인 합의가 마무리됐다″면서 ″한화 측은 지난 7월과 8월께 팬오션 측과 접촉해 팬오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무산됐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