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석유화학업계에서 롯데케미칼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결과적으로 성과 창출을 유도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그 일환으로 첨단소재사업부를 대상으로 그룹의 새로운 인사제도인 ′GL(Growth Level)′ 제도를 도입한다는 얘기도 회자되고 있다.
사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달 30일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해 우려감을 나타내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선제적으로 新인사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에 소문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팩트UP>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 ″호칭 ′프로′로 통일″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그룹의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한 것은 맞다. 대상은 첨단소재사업부로 지난 1일부터 도입됐다. 이번 인사제도의 주요 골자는 그룹이 추진 중인 임금 체계를 기존 연공서열식에서 성과와 직무 중심의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을 인정하면서 직무 기반 HR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비즈니스 경쟁력 확보와 성과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 어떤 시스템이 바뀐 것일까.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새 인사제도에 따라 첨단소재사업부 소속 직원들의 호칭이 기존의 ′주임⸱대리⸱책임⸱수석′ 4단계 직급 대신 모두 ′프로′로 통일됐다. 새 인사제도에 따라 연차나 직급 대신 평가와 보상의 중심이 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프로′라는 호칭 아래에서도 고과, 성과, 직무 난이도 등에 따라 보상이 확연히 달라지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기존 성과급은 비교적 고정적이고 균등한 체계를 따랐지만 이번 개편으로 고과에 따라 차등화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이번 인사제도 도입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결과적으로 성과 창출을 유도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연공서열 중심 문화를 탈피하고 직무 기반의 수평적 협업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 ″직무 중심의 평가와 보상을 강화″
사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30일, 국내 신용평가 3사로부터 충격적인 선고를 받았다. 기업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된 것이다. 더욱이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도 한 단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이처럼 신용등급을 하향한 이유는 계속되는 영업적자로 저하된 재무안정성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며 또한 지주회사의 신용등급이 영향을 받은 것은 그룹 내 통합신용도 하락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신용등급 하향이라는 수모를 받은 상황에서 첨단소재사업부에 이번 제도를 선제 도입한 것은 성과 기반의 인사제도에 적합한 조직 특성 때문일 것이라며 첨단소재사업부는 개인 기여도와 전문성 중심의 연구개발과 마케팅 조직이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첨단소재사업부는 직무별 성과 차이가 크고 성과 관리가 비교적 명확히 가능한 부서라면서 때문에 성과 중심 보상 체계를 실험하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받는 구조를 가장 먼저 적용해볼 수 있는 부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