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최근 배테리업계를 중심으로 SK그룹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제조본부 인력들을 대전 미래기술원에 집결시킨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얘기가 돌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 여부와 함께 그 속내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SK온은 2년 전 존폐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다. 당시 SK온은 적자가 불어나던 시기로 이를 둘러싸고 내부에선 다양한 선택지가 거론됐다. 그리고 SK그룹은 ‘보유’란 결단을 내렸고 현재까지 이러한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진상을 파악했다.
◆ “4월 대전 미래기술원 입주 예정”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SK온이 제조본부 인력들을 대전 미래기술원에 집결시키는 것은 맞다. 회사 측도 이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배터리 연구개발·제조·품질 조직간 협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미래기술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기술 개발부터 제조·품질 역량 고도화까지 통합적 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제품 경쟁력과 품질 안전성이 동시에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게 SK온의 공식입장이다.
실제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본사와 대전 지족동에서 근무 중인 제조본부 산하 임직원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메일의 내용은 근무지 변경 안내였다. 안내문에 따르면 해당 임직원들은 오는 4월 근무지가 대전 유성구 SK온 미래기술원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온 미래기술원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핵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개발의 중추”라며 “제조본부 인력 350여명과 대전 지족동 제조본부 인력 400여명들의 근무지가 4월부터 미래기술원으로 이전될 경우 제조본부 전체 인력 1200여명의 절반 이상이 미래기술원에 입주하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분석전문가는 “미래기술원에는 SK온이 연구개발 역량을 쏟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각형 배터리, 건식 전극 공정 등의 파일럿 플랜트가 모두 자리를 잡고 있다”면서 “이에 그간 서울에 있었던 제조 인력들이 대전으로 내려가면서 자연스레 시너지효과도 커지고 효율적인 인력 관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서울 제조본부 현장 목소리는 격앙(?)”
하지만 집결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대전 이전을 앞둔 서울 제조본부 현장 목소리는 격앙돼 있어서다. 서울 근무를 전제로 입사했던 사무직 직원에게 2개월 내 연고지 이전을 강요하며 사실상 ‘졸속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사실 SK온은 이번 인력 이전을 R&D·제조·품질 조직간 시너지 극대화를 명분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전 대상 직원 상당수는 사무직 및IT 관련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제조본부보다 타 본부와 협업이 많은데도 산하 조직이라는 이유로 대전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온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거주 직원 대부분은 당장 주말 부부가 되거나 왕복5~6시간 거리를 출퇴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말이 들린다”며 “별도 사무노조가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은 육아휴직을 신청하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등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분석전문가는 “SK온은 출범 이후 그룹 차원의 투자와 지원이 20조원 안팎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는데 흑자 전환 시점은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면서 “시너지효과도 커지고 효율적인 인력 관리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일시적 수요 반등으로는 배터리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