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셀트리온 오너 2세들이 설립한 소규모 법인을 둘러싸고 재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그룹과 무관한 개인 사업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배구조와 경영 승계 문제가 맞물리며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재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 서진석 대표와 차남 서준석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인천 송도에 자본금 100만원 규모의 법인 ‘애나그램’을 설립했다. 해당 법인은 셀트리온과 직접적인 사업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포인트 하나…그룹 승계 작업 가시화되나
하지만 현재 시점과 배경을 두고 재계에서는 단순 개인사업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서 회장이 70세를 앞둔 상황에서 그룹 승계 작업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이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표면적으로 애나그램은 자본금 100만원 수준의 소규모 법인에 불과하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와 맞물려 이 회사의 향후 역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비상장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구조다. 서정진 회장이 약 98%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막대한 세금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지분을 자녀들에게 증여할 경우 7조~8조원에 달하는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정가 한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세금은 단순 현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주식 매각이나 지배구조 개편 없이 승계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때문에 일부에서는 2세들이 별도 법인을 통해 투자 수익을 축적하거나 자금 조달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 포인트 둘…애나그램 통해 실탄 확보할까
현재 거론되는 승계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지분 증여, 주식 매각, 지배구조 개편이다. 하지만 각각 뚜렷한 한계를 안고 있다. 지분을 일괄 증여할 경우 세금 부담이 과도하고 주식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는 최대주주 지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배구조 개편 역시 시장과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분할 증여나 합병을 통한 구조 재편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어느 하나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나그램 설립은 승계 재원 마련 또는 지배력 확대를 위한 ‘사전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부동산 투자나 IT 사업 등을 통해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회사 측은 이러한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애나그램과 관련한 편법 승계 의혹에 대해 “셀트리온과 전혀 관련 없는 회사”라고 일축한 바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단순 개인 회사일 가능성이 높지만 오너 2세 회사라는 점에서 시장은 계속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실제 사업 방향이나 자금 흐름에 따라 논란이 커질 수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