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최근 대한제분이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밀가루 담합 및 탈세 의혹으로 사정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오너일가의 지배 핵심축으로 꼽히는 계열사들까지 동시다발적인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업계 조사 범위가 단순 본사를 넘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비상장사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팩트UP>에서는 사실 관계와 배경을 따라가 봤다.
◆ “오너 개인회사까지 조사 확대”
업계와 <팩트UP>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제분이 핵심 계열사까지 동시 세무조사 받고 있는 것은 맞다. 국세청은 지난 2월 초부터 대한제분 본사와 함께 디앤비컴퍼니, 리빙소프트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번 조사는 통상 대기업·특수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두 회사는 대한제분 지배구조의 핵심 축이다. 디앤비컴퍼니는 대한제분 지분 27.8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사실상 그룹 지배의 정점에 서 있는 비상장사다. 특히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약 84%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가족회사’ 성격이 짙다.
이 회사는 1970년 고 이종각 명예회장이 설립한 이후 오너일가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이혜영 이사장이 개인 및 재단을 통해 대한제분 지분을 직·간접 보유하면서 ‘비상장 지주사+공익재단’ 구조로 그룹 소유를 떠받치는 형태다.
경영을 총괄하는 이건영 회장 측의 개인회사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리빙소프트는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약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대한제분 지분도 일부 들고 있다.
특히 해당 회사에는 오너 일가 인사들이 등기임원으로 포진해 있어 사실상 또 다른 ‘가족회사’로 분류된다. 지배와 경영 양 축을 동시에 겨냥한 조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정가 한 관계자는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에서 지배 정점에 있는 회사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단순 세무 점검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며 “지배 정점(디앤비컴퍼니)과 경영 축(리빙소프트)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구조는 사익 편취나 내부거래, 자금 흐름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 “탈세·사익편취 의혹 맞물렸나”
이번 동시다발 조사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대한제분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의 연관성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밀가루 가격 담합 논란에 더해,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거래 및 사익 편취 가능성까지 조사 범위가 확장됐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 세무 리스크를 넘어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너일가 중심의 폐쇄적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규제 리스크는 물론 평판 리스크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이 강화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이 핵심 투자 판단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과 비상장 지배회사까지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단순 탈세를 넘어선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이번 조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한제분은 단기적으로 세무 리스크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압박까지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