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 “농협 개혁, 현장 반발에 좌초되나”

정부 vs 농협 정면충돌…농협 조합장 96% ‘직선제 반대’

[팩트UP=정도현 기자]전국 농·축협 조합장 10명 중 9명이 정부가 추진하는 농협중앙회장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농협중앙회는 16일 전국 농·축협 조합장 1천108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일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71명 중 96.1%가 직선제 도입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 “농협 개혁안에 현장 ‘반기’"

 

응답자의 96.8%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직접 감독권 확대에, 96.4%는 농협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기구 설치에 각각 반대했다.

 

정부와 여당은 농식품부 감독권 확대와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는 약 1천100명의 조합장이 투표했으나, 개정안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와 관련해 "농협 조직이 관료주의적 감독과 규제에 묶여 전문성과 유연성을 잃을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개정안이 농협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개정안 시행 시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농업인 지원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정치화·비용 폭증’ 우려

 

농협 한 관계자는 "개정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공론화와 소통을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618개 품목협의회 대표들로 구성된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도 농협법 개정안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농업인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혁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선거 과열과 정치화, 자율성 침해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농협 경영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