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LG전자가 비상경영 체제 전환과 함께 희망퇴직 범위 확대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과 파장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과 비용 효율화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업 구조 재편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들리고 있다.
◆ 포인트 하나… ‘선별 구조조정’ 시그널일까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현재 LG전자는 최근 임원 해외출장 시 기존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 이용을 원칙으로 전환하고 조직 책임자 경비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등 전사적 비용 절감에 나섰다. 여기에 국내 출장 역시 화상회의로 대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물류 리스크 확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TV·가전 중심 사업 구조를 가진 LG전자는 물류비와 원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실적과 긴축의 괴리’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23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7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긴축 경영에 돌입한 것은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 LG전자의 판단 기준은 현재 실적이 아니라 향후 6개월~1년 뒤 글로벌 수요와 물류 환경”이라며 “지정학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수익성이 급격히 훼손될 수 있다는 위기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이어 “실제 삼성전자 DX부문 역시 임원 출장 시 이코노미석 이용을 권고하는 등 유사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자업계 전반으로 긴축 흐름이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 포인트 둘…위기 대응일까 아니면 체질 개선일까
현재 LG전자는 비용 절감과 동시에 인력 구조 재편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실례로는 생활가전(HS)과 TV(MS)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상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조치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대상 연령’이다. 기존 50대 중심에서 40대로 낮아지면서 적용 범위가 사실상 확대됐다. 회사 측은 고연차 및 일부 인력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운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구조조정 성격이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특히 전사 공지나 일괄 시행이 아닌 ‘상시 운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필요 인력만 선별적으로 줄이는 ‘정밀 구조조정’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핵심은 이번 조치의 성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기적 위기 대응인지, 중장기 체질 개선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긍정적 시각에서는 실적이 좋을 때 미리 비용과 조직을 정비하는 전형적인 선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우려 시각에서는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내부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과거처럼 일괄적인 대규모 감원이 아니라 사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조직만 슬림화하는 방식”이라며 “중국 가전업체와의 가격 경쟁 심화,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출장비 절감은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고 본질은 인력 구조 조정”이라며 “40대까지 희망퇴직을 확대했다는 점은 회사가 생각하는 위기 강도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번 ‘비상경영+희망퇴직’ 병행 전략이 단순한 긴축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면서 “특히 TV·가전 중심 사업 구조가 글로벌 경쟁 환경 변화 속에서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지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