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수출기업 "올해 최대 리스크는 환율과 美 관세"

[팩트UP=정도현 기자]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6년 경영환경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수출기업들이 올해 환율 변동성 확대와 미국의 관세 인상을 최대 대외 리스크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26일 국내 수출 업체 1193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출기업들은 올해 가장 큰 대외 리스크로 환율 변동성 확대(43.5%)와 미국 관세 인상(40.1%)을 꼽았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바이어로부터의 단가 인하 압박, 국내 물가 상승 등이 부담이라는 의견이 특히 많았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해외 바이어로부터 가격 인하 요구를 받은 기업도 40.5%에 달했다. 향후 가격 인하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37.6%)고 우려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수입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등으로 수출 단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기업도 72.5%에 달해 수출 채산성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중국의 추격에 대한 경계심도 보였다. 국내 수출기업은 자사 대비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3년 전 95.8∼97.0%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99.1∼99.3% 수준으로 높게 잡았다. 자사 대비 중국 기업 경쟁력이 자사의 110% 이상이라고 평가한 기업도 3년 전 10.0%에서 20.2%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102.7%), 가전(102.2%), 철강·비철금속(102.0%) 등에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고, 반도체(94.6%), 의료·정밀·광학기기(96.2%)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아직 한국 기업들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압도적 가격 경쟁력에 기반한 저가 물량 공세(84.9%)를 꼽았고, 최근 빠르게 향상된 기술 및 품질 경쟁력(48.6%)을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영 환경에 대해 수출기업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38.6%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개선 전망은 31.1%, 악화 전망은 30.3%로 각각 조사됐다. 특히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지난해(14.2%)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품목별로는 생활용품(개선될 것 48.2%), 의료·정밀·광학기기(42.2%), 반도체(38.2%) 등 분야의 경영 환경 개선 기대감이 높았고 석유제품(악화할 것 45.5%)과 섬유·의복(43.1%) 등은 악화 우려가 컸다.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한 기업(47.1%)도 많았다. 투자 계획 역시 국내·해외투자 모두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80%를 웃돌아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수출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환율 안정'이 47.7%로 가장 많았다. 주요국과의 협상을 통한 통상 리스크 최소화(27.8%), 신규 시장 진출 지원사업 확대(18.3%), 물류 지원사업 확대(15.8%), 법인세 등 세제지원 확대(10.9%)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도원빈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환율 변동성과 미국 보편관세 우려 등 대외 파고가 높지만, 우리 기업들은 매출 목표를 상향하고 투자를 유지하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국가 간 통상 협상력을 발휘해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