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국내 식품업계의 건강 경쟁이 ‘저당’ 중심의 단순 감량에서 ‘영양 설계’ 중심의 고도화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에는 당과 칼로리를 낮추는 데 집중하던 ‘로우 스펙(Low-Spec)’ 접근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식이섬유와 같은 핵심 영양 성분을 정교하게 설계해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하이스펙(High-Spec)’ 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에서 확산된 식이섬유 섭취 트렌드인 ‘파이버맥싱(Fiber-Maxing)’이 국내 ‘저당’ 열풍과 맞물리며 더욱 뚜렷해진 양상이다. 여기에 보건복지부의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도 식이섬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단순 당 저감이 아니라 성분을 중심으로 한 제품 개발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핵심 영양 성분 정교하게 설계한 ‘하이 스펙’ 대세
‘하이 스펙’ 경쟁의 선두에는 켈로그가 있다. 켈로그는 최근 저당 설계를 기반으로 통곡물과 식이섬유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며 ‘저당=감량’이라는 공식을 ‘저당=설계’로 확장시키며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신제품 ‘저당 그래놀라’는 당류를 약 80% 낮춰 한 그릇 기준 1.5g 수준으로 구현했다. 당만 줄인 것이 아니라, 올리고당과 꿀 등 엄선된 원재료 설계를 통해 건강하게 당을 줄여 은은한 단맛을 살렸다. 여기에 이탈리아산 고대 곡물 ‘파로’를 비롯해 통귀리·통밀·통호밀·흑보리 등 7종의 통곡물을 기반으로 바나나 약 1.8개 분량의 식이섬유를 담았다. 가볍지만 든든한 한 끼로, 저당과 영양 균형을 동시에 구현한 ‘하이 스펙 그래놀라’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다른 식품군으로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풀무원 헬스케어의 ‘저당고단백 통곡물한끼’는 저당 설계를 기본으로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조화롭게 배합한 영양 밀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간편식이다. 현미, 보리, 율무 등 4가지 통곡물을 사용하여 식감과 영양 완성도를 동시에 고려했다.
당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단백질 7g과 식이섬유 2.7g을 동시에 확보한 대상웰라이프의 ‘뉴케어 당플랜 저당 안심 크런치칩’도 있다. 밀가루 대신 카사바 등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하이스펙 설계를 통해 간식을 단순 기호 식품에서의 기능을 ‘영양 보충’으로 확장했다.
베이커리 업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건강 베이커리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을 통해 호두·귀리·흑보리 등 원물을 강화하고, 저당·고식이섬유·폴리페놀 기반 영양 설계를 적용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식이섬유 흑보리식빵’ 등은 폴리페놀 함량을 강화했으며, ‘호두 호밀 사워도우’, ‘오트그레인 깜빠뉴’ 등은 저당과 식이섬유 콘셉트를 반영해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디야커피는 ‘프루츠 스파클링’에 식이섬유와 비오틴 등을 접목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켈로그 마케팅팀 강선영 과장은 “이제 저당은 ‘얼마나 줄였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무엇으로 설계했는가’의 영역으로 진화했다”며 “식이섬유처럼 명확한 영양적 기능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전했다.


